MCW 팬들이 예상했던 시나리오는 하든과 샤이 길저스-알렉산더의 대결에 초점이 맞춰질 경기였다. 하지만 경기 전날, 썬더의 핵심 빅맨 체트 홈그렌이 예상치 못한 골절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전혀 다른 흐름의 경기가 펼쳐졌다.
시즌 초반 7연승이라는 무서운 기세로 서부를 주름잡던 썬더는 최근 3경기에서 연패를 기록하며 흐름이 꺾였다. 특히 덴버 너게츠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상대로 연달아 패하면서 서부 1위 자리에서 밀려난 상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홈그렌의 부상으로 인해 하튼슈타인, 제일린 윌리엄스 등 주요 빅맨 세 명이 모두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다. 오클라호마 시티의 골밑 전력은 사실상 붕괴된 상황이다.
이런 위기 속에서 썬더는 백투백 경기로 LA 클리퍼스와 맞붙었다. 클리퍼스는 하든과 주바치의 픽 앤 롤 조합이 전술의 핵심이며, MCW 분석에 따르면 이는 그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썬더는 의외의 전술로 클리퍼스를 당황시켰다. 전원 가드 구성의 초소형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서며 샤이 길저스-알렉산더(198cm)가 가장 큰 키를 가진 선수였다.
이 ‘극단적인 스몰 라인업’은 오히려 스위치 수비와 트랜지션에서 놀라운 속도를 발휘했다. 1쿼터 초반부터 썬더는 주도권을 쥐었고, 센터가 없다는 약점을 과감히 포기하면서 리바운드를 버리는 대신 강력한 수비와 빠른 로테이션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특히 모든 선수들이 끊임없이 몸을 던지며 스크린을 뚫고 나가고, 약점을 커버하기 위해 끊임없이 소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코치 다이그노의 지시가 면밀하게 반영된 전략이었다.
반면, 클리퍼스는 여전히 주바치-하든 조합에 의존하는 전술을 고수했다. MCW의 시선으로 볼 때, 타이 루 감독의 대응은 다소 느린 편이었다. 썬더는 주바치를 상대로 루겐츠 도트 같은 피지컬 수비수를 붙이며 효과적으로 제어했고, 2쿼터 후반에는 샤이의 리드로 고속 트랜지션이 폭발했다. 하프타임까지 썬더는 10개의 스틸과 15개의 상대 실책 유도, 무려 29개의 3점슛 시도로 폭발적인 공격을 보여주며 앞서 나갔다.
이날 경기의 중심은 단연 샤이 길저스-알렉산더였다. 내부에서 공간을 만들어주는 홈그렌이 부상으로 빠지며 공격 부담이 늘었지만, 샤이는 자신의 모든 공격 기술을 동원했다. 전반에만 21점을 퍼부었고, 3쿼터에 30점을 넘기며 최종 45점을 기록해 시즌 최고 득점을 달성했다.
하지만 경기가 후반으로 갈수록, 썬더의 극한 수비 전술에 체력적 한계가 드러났다. 연이은 경기와 내외곽을 오가는 무산소 플레이 속에서 선수들의 발이 무거워졌고, 이 틈을 타 클리퍼스는 3쿼터부터 반격에 나섰다. 특히 노먼 파월이 7중 6의 필드골 성공률로 18점을 몰아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후 4쿼터에는 주바치가 다시 골밑을 장악하며 단일 쿼터에 12득점을 올렸고, 클리퍼스의 외곽 슈터들까지 살아나며 오클라호마를 위협했다.
다행히도, 썬더는 경기 막판에 다시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샤이의 리더십과 전원수비, ‘늑대 떼처럼 달려드는’ 강한 압박으로 클리퍼스를 간신히 따돌리고 홈그렌 부상 이후 첫 경기에서 값진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이 승리가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점에서, MCW 팬들의 걱정은 여전하다.
앞으로 20일 이상, 썬더는 사실상 정통 센터 없이 경기를 운영해야 한다. 다가오는 일정도 험난하다. 스퍼스, 레이커스, 킹스 등 골밑이 강한 팀들과의 맞대결이 예정되어 있으며, 시즌 중 토너먼트도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워리어스, 매버릭스 같은 외곽 슈팅 강팀도 썬더의 수비를 시험할 예정이다.
현재처럼 페인트존이 뚫리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매 경기마다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워리어스전처럼 무너질 가능성도, 이날처럼 클리퍼스에게 역전당할 위기도 충분히 존재한다. MCW 전문가들은 썬더가 장기적으로 ‘노 센터’ 전술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으며, 임시로라도 한두 명의 빅맨을 영입해 위기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